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역사문화 명승 편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역사문화 명승 편
김학범 | 김영사 |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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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문화재라고 하면 국보나 보물, 그리고 사적 정도를 떠올린다. 조금 더 관심을 가졌다면 천연기념물과 유․무형 문화재 정도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화재에 명승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알고 있다고 해도 지정된 명승지를 말해보라면 주저 없이 대답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좀 색다르지만 의미 있는 책을 만났다.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이라는 책이다. 얼핏 보기에는 여행가이드처럼 보이지만 책을 펼치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난다.

 

  책에 소개된 곳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지정된 명승지다. 책에 따르면 명승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33년, 이후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기념물’의 한 핵심 영역으로 명시되었지만 방치되어 2003년까지 지정된 명승지는 고작 7건에 불과했고, 본격적으로 명승지정이 시작된 것은 2003년부터란다. 다행이 요즘은 관광자원 활용을 위해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 명승 발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단다. 저자와 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책에서 소개한 명승은 선비들의 향기가 묻어나는 고정원(古庭園), 산수를 즐길 수 있는 누원(樓苑)과 대(臺), 스토리가 있는 팔경(八景)구곡(九曲)과 옛길, 역사(歷史)․문화(文化) 명소(名所), 그리고 전통산업(傳統産業)과 문화경관(文化京觀) 등 크게 다섯 부류로 나눈다. 그 중에도 가장 많이 할애한 부분은 고정원이다. 채미정, 소쇄원, 성락원, 윤선도 원림 등 많이 알려진 명승을 찾아서 조성된 배경, 관련된 일화나 작품 등을 소개하고, 아울러 순례기답게 관련 사진을 삽입하여 흥미를 돋운다.

 

  책을 다 읽고서야 명승으로 106곳이나 지정 되어 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부록의 명승 목록을 보니 가본 곳보다 안 가본 곳이 네 배는 더 되어 보인다. 목록 전체를 버킷리스트에 추가해야겠다. 그리고 방문할 때 사전에 관련 정보를 찾아서 선조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

 

  얼마 전에 인터넷 기사에서 문화유산을 문화재라고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 밖에 없으며, 국보에 번호를 매기는 나라는 우리와 북한밖에 없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이 두 사실 모두 일본 때문이지만, 그보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 놓은 것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선례 답습하듯 받아들인 문화재청의 잘못 때문에 자연유산에 대해 무관심으로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바야흐로 피서 철이다. 더위를 피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시기에 책에서 소개한 명승을 찾아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유산의 멋을 만끽하는 즐거움에 빠지는 것도 뜻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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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 김영사 | 201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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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사이버 강좌로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더하라>라는 과정을 배웠다. 세상을 움직이는 모든 사람들, 즉 국가든 기업이든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인문 고전독서를 했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리더가 되는 방법이며, 우리들 역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리더가 아닌 팔로우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때에 만난 책이 정민 교수의 『오직 독서뿐』이란 책이다. 이 책 서문에도 역시 독서만이 어려워 진 사회에서 삶을 구제받는 유일한 방법이란다. 공감 가는 이야기다.
  책에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어떻게 읽고, 어떤 책을 읽을 지에 대해 아홉 분의 선지자를 안내자로 내세운다.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 등이다. 여러 부분에서 중복되기도 하지만 각 각에 따라 개성적인 시각도 나타난다. 이에 대해서는 저자가 서문에 그 차이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허준의 글은 중국 명대의 청언(淸言)에서 골라낸 내용이다. 문인의 아취(雅趣)가 느껴진다. 양응수의 글은 『성리대전(性理大全)』에서 독서에 관한 격언만 골라서 편집했다. 책 읽는 자세를 다잡게 만든다. 이익의 글은 독서하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과 위험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안정복의 글은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예시가 실감난다. 홍대용은 독서의 단계를 꼼꼼하게 설정해서 친절하고 설명했다. 박지원의 글은 맛난 비유와 핵심을 찌르는 가르침으로 가득하다. 이덕무는 따뜻하면서 엄격하고 친절하지만 매섭다. 그는 특히 어린이 독서에 관심이 많았다. 홍석주의 글은 묵직한 깊이가 있다. 공부하는 사람이 새겨 명심해야 할 말이 많다. 홍길주는 일상의 예시를 통해 의표를 찌르는 예지가 빛난다. 이분들 말고도 많은 선현들이 독서에 관한 글을 남겼지만, 다 망라하자면 한이 없다. 다산 정약용의 독서론은 다른 책에서 이미 소개한 적이 있어 여기서는 제외했다. 
  내가 느낀 차이는 많이 다르다. 물론 원문을 읽은 것과 해석 글을 읽는 차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나랑 느낌의 차이가 큰 이유일 것이다. 허준의 글에서는 꼭 필요한 책은 숙독하라고 한다. 특히 독서를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님을 독서하기 좋을 때에서 강조한다. 이익은 의문 나는 구절이나 잊기 쉬운 부분은 메모하는 습관을 강조한다. 양응수의 글은 자신이 지은 <독서법>에서 뽑았다. 학문하는 자세와 같이 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요약하면 숙독과 체험 그리고 정사(精思)다. 안정복의 독서는 책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고 이덕무의 독서는 필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홍석주와 홍길주는 책과 독서방법을 다섯 등급으로 나눴다.
  저서의 5등급은 명도정덕(明道正德)의 경전과 경세치용(經世致用)의 역사 실용서, 수사미관(修辭美觀)의 문장서, 계물흡문(稽物洽聞)의 고증훈고서, 마지막으로 유담파적(游談破寂)의 소설쇄기 등으로 구분한다. - 홍석주의 <학강산필>
  사람이 책을 읽는 것에 다섯 가지 등급이 있다. 으뜸은 이치를 밝혀 몸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옛것을 널리 익혀 일에 응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문사를 닦아 세상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그다음은 기억력이 뛰어나 남에게 뽐내는 것이다. 가장 아랫길은 할 일 없이 시간만 죽이는 것이다. - 홍길주의 <수여난필>
  워낙 유명한 선지자들의 글에서 좋은 글들만 뽑아서 책 전체를 통틀어 버릴게 하나도 없다. 특히 매번 반복되는 부분은 다독이지만 우리가 아는 다독과는 다르다. 많은 종류가 아니라 한 권을 읽더라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읽는 어찌 보면 거의 외우다시피 하는 것을 말한다.

  책 읽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가 있을까? 이미 책속에 모든 해답이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두고두고 음미하면서 길잡이로 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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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4 22:58 나의 작은 서재

이유

이유 - 1998년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이유 - 1998년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이규원, 미야베 미유키(Miyabe Miyuki) | 청어람미디어 | 200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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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베 미유키의 『 이유』를 읽었다. 독서 모임에서 토론할 책이기도 했고 미미 여사의 책을 한 권도 못 읽었기 때문에 작가에 대해 다분히 호기심이 나기도 했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처음 손에 쥐면서 느낀 점은 너무 두껍다는 것. 무려 678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에 놀랐다.

 

  책을 넘기면서 시작부터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장르 소설이 아닌 르포르타주다. 서른 명이 넘는 등장인물도 인물이지만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은 신시가지에 새로 들어선 고급아파트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되는 지점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이 사건이 해결되고 난 뒤에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관련 인물에 대한 정보를 캐 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책 절반을 넘길 때까지 든 생각은 작가는 왜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낼 생각을 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추리 소설의 형식을 완전히 넘어서 새로운 형식에 도전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뭐 이 궁금증은 아직도 해결을 못했지만 말이다.

 

  중반까지는 책 읽기가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중반이 지나고 부터는 오기가 생겼다. 책이 짧은 분량이 아니지만 추리 소설을 읽고 범인이 누군지도 모르고 도중에 읽기를 포기하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결국 범인을 알기 위해 끝까지 읽고 말았다. 근데 끝까지 읽고 난 뒤지만 아직도 뭔가 약간 허전함이 남는 것은 왜일까?

 

  르포 형식의 소설은 작가가 만든 일정한 틀(보드)에 독자가 글을 읽고 그 내용(조각)을 조금씩 채워 완전한 틀을 완성하면 끝난다. 하지만 내게는 아직도 몇 조각의 조각이 남았다. 그 부족한 조각은 아마도 내 나름대로 완성하라는 것이 작가의 의도가 아닌가 싶다.

 

  소설을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은 집이다. 살아가는 집을 마련하는 것.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집안의 부의 척도를 가름 하는 것, 다시 말하면 아파트 평수에 따라 그리고 자식을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야 하는 것도 우리랑 너무 흡사하다. 사실 집이라는 물질보다는 가족이라는 개념이 더 중요한데도 말이다.

 

  여기 나오는 수많은 인물들. 아니 독서모임에서는 너무 많은 인물들이 헷갈려서 대부분 백지에 이름과 관계를 그리면서 읽었다고 했다. 뭐 나는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고 그냥 읽었는데 책을 덮고 보니 나도 그랬으면 그렇게 어렵게 읽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많이 아쉬운 부분은 번역이었다. 물론 원본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충실하게 번역한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너무 원본에 충실해버려 오히려 책 읽기를 어렵게 한다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추리 소설 한 편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담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그 많은 인물들에 대한 묘사들은 너무나 생생해서 TV 르포 방송을 보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다.

 

  끝으로 이 책을 처음 접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책 옆에 꼭 백지를 놓고 이름과 관계를 그림으로 그려가면서 읽으라는 것을 충고하고 싶다. 아마 훨씬 읽기가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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