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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0 협동의 경제학
협동의 경제학 협동의 경제학
이수연, 정태인 | 레디앙 | 201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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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경제학에는 두 가지 명제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인간은 무조건 이기적이어야 하고, 시장은 무조건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 이기적인 인간들만 사는 세상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시장이 아무리 효율적이라고해도 난 시장 만능주의 역시 싫다. 사실 나는 경제학도가 아니다. 그래서 경제학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몇 년 전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몇 권의 서적을 읽은 적이 있었고, 책 표지에 쓰인 강렬한 문구가 멋있다고 느껴져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협동의 경제학>이다.


"주류경제학은 300년 동안 우리를 속여 왔다.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고,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압축하자면 주류경제학에서 말하는 두 가지의 명제는 틀렸고, 인간은 이기적이 아니라 이타적이거나 상호적이어야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하므로 경제의 개념을 시장에 국한시켜서는 안 되며 시장경제에 사회적 경제, 공공경제, 생태경제를 추가하여 네 박자 경제로 확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개인의 합리성과 전체의 합리성이 불일치되는 사회적 딜레마(죄수의 딜레마, 공유지의 비극, 공공재게임, 집단행동의 문제)를 시장경제의 한계로 설정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에 대한 게임이론을 통한 여러 가지 사회적 딜레마 게임이 도입된다. 협동보다는 배반을 해야 이익인 죄수의 딜레마, 상대의 행동에 따라(협동하면 협동하고 배반하면 배반하는) 반응하는 사슴사냥게임, 그리고 상대의 행동과 관계없이 협동해야 하는 치킨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들이 소개된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는 배반하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상대의 행동에 따라 달라지는 사슴사냥게임의 형태로 바꿀 것을, 그리고 사슴사냥게임에서도 배반하지 말고 협동하는 방식으로 바뀌도록 요구한다. 그러면서 협동하기 위한 5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혈연선택(혈연관계가 가까울수록), 직접 상호성(자주 만날수록), 간접상호성(사람들의 평판이 잘 알려질수록), 네트워크 상호성(만나는 주변사람이 적을수록), 집단선택(집단의 구성원이 적고 집단의 수가 많을수록)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협동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책의 해답은 ‘신뢰’. 물론 응징과 보상이 협동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신뢰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2차 딜레마에 빠져버리고 만다는 것.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과도한 사교육과 부동산 투기, 금융 위기 등 사회적 딜레마를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죄수의 딜레마에서 사슴사냥게임으로 바꾸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 사회적으로 이타적이고 협동 지향적인 가치가 인정받아야 하며, 이러한 모든 해법의 토대는 ‘신뢰’라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시장도 정부도 아닌 민간 영역에서 자발적 개인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협동조합과 상호부조와 같은 결사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것이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신사회적 경제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책에서는 예로 든 곳은 스페인 바스코 지방의 몬드라곤 협동조합과 도시로는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와 케나다의 퀘벡이다.


흔히 공공성이라는 용어로 포장되는 공공경제에서 흥미를 끈 부분은 스웨덴의 연대 임금정책이다. 수출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서 내수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을 보조해주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실패한 정책이란다. 대신 90년 중반부터 스웨덴은 산업구조 고도화에 성공하게 되고 평등과 협력전략으로 안정을 되찾았단다. 우리는 불평등과 극단적 경쟁의 논리로 스웨덴과 똑같이 성장은 했지만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복지국가가 되려면 먼저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힌다. 시장의 불평등을 그대로 둔 채, 아무리 많은 복지 재정을 투입한다고 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재벌의 횡포로 납품단가 인하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상권을 빼앗긴 골목 상인들. 갈수록 늘어나는 비정규직 문제와 비현실적인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아무리 복지 재정을 쏟아 부어도 양극화와 불평등은 해소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진정한 복지국가 건설을 꿈꾼다면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계획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 임금 주도 경제로의 전환과 자산 가격 안정화라는 거시경제 정책을 토대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근데 사실 서민들에게는 부동산 대출과 사교육비 부담만 줄어들어도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책에서 언급하는 것은 생태경제다. 먼 미래 자손에게 어떤 환경을 물려줄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좀 이상하다. 이명박 정부 시기의 ‘녹색 성장’이 국내보다 세계에서 더 평가를 받았다는 부분이다. 분명 4대강 사업과 핵발전 확대에 덧씌운 ‘녹색 분칠’임에 틀림없지만 우리 정부가 녹색 성장을 ‘사회적 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명시하고 사회 전반의 녹색 혁신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망라했기 때문이란다. 이명박 정부 내내 실재로 진행되었던 것은 이와는 반대지만 대신 ‘패러다임의 전환’은 지금도 유효하단다. 그래서 핵 마피아, 거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에너지 집약형 산업, 토건 마피아, 공기업(한전)과 화석연료와 핵 발전 반대에 목숨을 건 싸움을 벌여야 한단다. 


책 한 권 읽었다고 경제학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책 한 권 읽었다고 전국적으로 붐이 일고 있다는 협동조합의 원리를 이해했다고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경제학과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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