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4.25 <세계문학의 숲> 나사의 회전
  2. 2011.02.07 [세계문학의 숲] 차가운 밤
나사의 회전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Henry James), 정상준 | 시공사(단행본) | 20100823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유령이 이야기의 소재로 된 것은 판단에 따라 다르다. 종교에 따라서도 다르고, 문화에 따라서도 다르다. 본격적인 유령 이야기가 소설로 나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헬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 역시 1898년에 발표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채 120년도 지나지 않았다. 대신 이 소설이 표현기법에 있어 수많은 영미권 작가들에게 영향을 준 소설이라는 수식어와 '의식의 흐름' 기법의 원형을 제시했다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라는 것. 사실 이정도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할 동기는 분명하지만 표지에 보여주는 여인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묘한 기분을 더해준다.

 

  소설은 어떤 집의 거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물론 유령 이야기가 더글라스라는 인물이 정말 끔찍한 이야기를 알고 있으며, 당장은 아니지만 곧 들려줄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말하고자 하는 원고는 따로 있다. 하지만 가져올 수 있으니 문제는 없다. 말하자면 이 소설의 내용은 더글라스가 가져온 원고를 읽는 이야기를 그대로 책으로 옮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책은 귀족의 조카 정도되는 애들에게 가서 경험하는 가정교사의 이야기다. 외부와의 소통이 완전히 단절되지는 않았지만 저택에서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환경에서 가정교사인 주인공인 나는 어느 날 어떤 사내를 그리고 한참 뒤에는 어떤 여인을 보게 된다. 집안일을 관장하던 그로스 부인을 통해 안 사실은 둘 다 예전에는 그 곳에 있었지만 죽었다는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유령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인 나는 혹시라도 그 두 유령이 자신이 돌보는 두 아이를 해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유령에 의해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가는데 ....

 

  책을 다 읽고 나면 두 가지의 결론 중 어느것이 진실인 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이 책의 말미에 있는 해설과도 같은 맥락이다. 주인공인 내가 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이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일에 대한 내 생각은 전자에 가깝다. 주인공이 스스로 이 이야기 속에서 만들어 나갔다는 이야기. 사실 어떤 이야기를 선택해도 상관없다. 사실 주인공이 만들어 간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소설에 따르면 유령을 본 사람은 주인공 밖에는 없다. 그런데도 유령의 인상착의만 가지고 예전에 있었던 하인과 가정교사를 확인하는 과정이 나오기 때문이다.

 

  소설은 철저하게 가정교사인 주인공 나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공포에 질린 감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가 하면 상황에 따라 아주 침착하게 판단하는 냉철함마저 가졌다. 어쩌면 이런 구성이 독자의 사고를 조종하는 교묘한 서술이라는 찬사를 불러왔는지도 모르겠다.

 

  일부 평론가의 지적처럼 이 소설이 극도로 소름끼치는 이야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선듯 동의할 수 없다. 그렇게 하려고 의도한 부분이 책에서 자주 보이지만 말이다. 대신 책을 펼치자마자 책 속으로 빠져들게하는 신기한 마력을 가졌다.

 

  책 제목 <나사의 회전>에서 나사가 ‘스크류’인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왜 그 용어를 선택했는지가 무척 궁금했다. 아마도 다음에 열거하는 대목이 대신 해답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자연'의 이치에 내 비밀과 문제점을 털어놓고 그 이치를 고려하며, 내가 겪는 기괴한 시련을 결국 당당하게 정면에서 맞서도록 하는 압박으로 여김으로써, 물론 그것은 비정상적이고 불쾌한 방향이지만, 바꾸어 말하면 평범한 인간 도덕성의 나사를 한 바퀴 더 죄는 것으로 여김으로써 그나마 지탱해갈 수 있었다.  (213페이지)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진짜깨비
차가운 밤 차가운 밤
바진, 김하림 | 시공사(단행본) | 20100823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바진(巴金)은 루쉰, 라오서와 함께 중국 3대 문호로 꼽히며, 중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다. 봉건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5·4 운동을 통해 새로운 사상에 눈을 뜨고 러시아 아나키스트인 바쿠닌과 크로포트킨의 영향을 받아 아나키스트로 활동을 하였고, 일본과의 전쟁이 발발하자 구국 항일운동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창작했다.

 

  『차가운 밤(寒夜)』는 바로 항일전의 시기인 1944년에 쓰기 시작하여 1946년 말에 완성한 작품으로 바진 최후의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국민당 정부가 충칭에 피난 와 있었던 시기에 전쟁으로 인해 민중이 고통 받고 있었던 시기이며, 국민당의 실책으로 인해 많은 지식인들 사이에 패배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주의가 폭넓게 깔려 있었던 시기라고 작가는 술회한다.

 

  주인공 왕원쉬안(汪文宣)과 청수성(會樹生)은 부부로 대학시절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희망을 달성하고자 하는 열정적인 지식인이었으나, 전쟁으로 인해 충칭으로 피난 온 이후 하루하루 어려운 생활을 영위한다. 왕윈쉬안은 적은 보수지만 출판사에서 교정일을 하며 가족의 생활에 힘을 보태지만, 그의 아내 수성은 은행에 근무하며 남편보다 보수가 높고 대부분의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이 가족에게는 고부간의 갈등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독하게  전개된다. 그 중간에 있는 주인공 왕원쉬안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력한 남편일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왕원쉬안은 폐병에 걸리게 된다. 차츰 일본군이 충칭까지도 진격하고 있다는 소식에 피난을 가야할 지 말지 갈림길에 서게 된 부부는 결국 아내인 수성이 은행 상사인 천주임의 권유로 가족을 두고 혼자 란저우로 피난가게 되고, 남은 왕원쉬안은 폐병이 일시 나아지다가 다시 악화되고, 아이러니하게 그토록 소망하던 일본이 패망하지만, 승전경축행사가 있는 날 결국 죽게 된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극심한 허무주의로 일관한다. 주인공은 어머니와 아내의 갈등사이에서 끝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내를 떠나보내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가지 말라고 애원하면서 겉으로는 그런 내색도 할 수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나 아내가 그냥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만을 기다리며, 흐느껴 우는 것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우유부단하고 무능함을 시종일관 변함없이 그려내었다.

 

  바진은 자신의 글을 통해 이 소설에서 ’곧 붕괴할 구사회, 구제도, 구세력이 뒤에서 그들을 지휘하는데도, 그들은 반항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희생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는 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갈등을 통해 봉건 사회와 봉건적인 가정 윤리가  어떻게 개인과 가정을 말살하는지를 그려냈지만 정작 어머니는 끝내 아들이 죽어 가는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만다. 그리고 해설에 따르면 소설에서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책임은 왕원쉬안과 부인, 어머니에만 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짙은 안개로 묘사된 배후의 존재에 감추어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중국을 대표해서 세계적인 찬사를 한 몸에 받은 이유를 이 소설 한 편만으로도 충분히 알 것 같다. 지속한 허무주의에 빠진 한 지식인의 심리적인 묘사를 읽으면서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나 역시 딱히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도 허무주의에 빠진 것일까..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나의 작은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0) 2011.02.18
뇌 속에 영어가 산다  (0) 2011.02.14
[세계문학의 숲] 차가운 밤  (0) 2011.02.07
세로토닌하라! 333 혁신 플래너 세트  (0) 2011.02.05
버킷리스트  (0) 2011.02.05
디퍼런트  (0) 2011.02.04
Posted by 진짜깨비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진짜깨비
Yesterday41
Today18
Total13,797

달력

 « |  » 2017.0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