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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01 비탈진 음지
  2. 2011.06.26 황토 - 시대가 만든 기구한 운명의 여인 이야기
비탈진 음지 (양장) 비탈진 음지 (양장)
조정래 | 해냄출판사 | 201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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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음지』는 1970년대 산업화 이후 농촌을 버리고 무작정 상경하여 도시 빈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무작정 상경 1세대'의 이야기다. 가난이 죄가 아닌데 모진 설움과 학대를 받는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뒤섞여 참 구슬프게 다가온 책이다.


주인공 복천(福千)영감은 농사를 짓고 사는 가난한 농부다. 어느 날 마누라가 병에 걸려 복천영감은 몇 안 되는 가지고 있던 논을 전부 팔아서 병을 고쳐보려 하지만 병원비도 안 된다. 그래서 이웃에 돈을 빌려 가까스로 병원비를 마련하지만 마누라는 병을 이기지 못하고 43세의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나버린다. 졸지에 빈털터리가 된 복천영감은 이웃 소를 빌려 몰래 팔고는 작은아들 영수와 큰딸 영자를 데리고 무작정 서울행 야간열차를 타고 상경한다.


복천영감이 만난 서울의 인심은 차갑고 야박하기만하고 없어도 넉넉하고 믿음직스러운 고향의 인심과는 딴판이었다. 다행히 서울역에서 떡을 파는 같은 고향 여인을 만나 비탈진 음지에서 두 아이와 서울생활이 시작되고, 시장 지게꾼과 공사판 노동자 등 이것저것 직업을 구해보지만 먼저 하고 있던 사람들의 방해로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다 떡집 부부의 권유로 땅콩장사를 시작해보지만 리어카마저 훤한 대낮에 도둑맞아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칼갈이다. 물론 여기에는 복천영감보다 먼저 상경하고 소식이 끊긴 큰 아들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보태졌다.(중략)


볕이 들지 않는 비탈진 음지는 복천영감말고도 같은 고향사람으로 복천영감의 서울생활을 도와주었던 떡집부부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부잣집 식모로 들어온 금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작품은 1973년 중편소설로 발표되었던 것으로 2011년에 장편으로 다시 펴내게 되었단다. 40년이나 지난 지금도 별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비탈진 음지가 없어지기를 고대하며 장편으로 개작하게 되었단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은 작가의 말에 나오는 아래 문장이다.


'굶주리는 사람이 단 하나만 있어도 그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시인 릴케의 고통스러운 읊조림입니다. 하물며 소설가로서 오늘의 우리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겠습니까. 독자들 또한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원입니다. "비탈진 음지"를 읽을 필요가 없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합니다.


읽는 내내 우울했던 소설이라 40년 전의 배경이라고 애써 자위하면서 읽었지만 지금도 비탈진 음지에 기존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도시 빈민들과 자꾸 겹쳐져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올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모든 후보가 복지를 말하지만 생각은 다르다. 복지를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도 있고 복지를 국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도 있다. 부자감세로 부족한 재원을 복지축소로 해결하는 현 정부를 보면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 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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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짜깨비
황토 (양장) 황토 (양장)
조정래 | 해냄출판사 | 201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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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전쟁이 가져오는 비극은 비단 나라 잃거나 되찾는 것만이 아니다. 임진왜란을 기록한 유성룡 선생의 <징비록>을 보면 명나라 지원군이 우리나라 백성들에게 입히는 해악을 기록한 부분이 나온다. 과거나 현재나 전쟁은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들기 때문에 여성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정래 선생의 작품을 접한 것은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읽었던 <허수아비 춤>이 처음이다. 천민자본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인데 솔직히 선생의 글을 처음 접하는 입장이라 다른 작품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이미 1974년에 중편으로 발표된 것을 이번에 장편으로 전면 개작해서 낸 작품이 바로 『황토』다.

  소설은 일제시대를 시작으로 해방을 맞게 되고 곧이어 벌어지는 한국전쟁, 그리고 전쟁은 정전협정으로 끝나지만 시대가 만들어낸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 점례가 원작이 발표된 1974년까지 살아온 이야기다.

  점례에게는 자식이 셋 있다. 아니 원래는 넷이었는데 한국전쟁 와중에 하나를 잃었다. 그래서 셋이다. 그런데 셋 모두 아버지가 다르다. 이는 점례가 근 현대를 살아오면서 입은 상처를 고스란히 표현한다.

  사건의 발단은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와 함께 과수원에 일하던 어머니가 어느날 과수원의 주인인 일본인에게 겁탈당할뻔한 일이 생긴다. 이 현장을 본 점례의 아버지는 주인을 폭행하게 되고 이때문에 주재소에 끌려가게 된다.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면회하러 간 점례는 주재소 주임 아마다를 만나게 된다. 야마다는 점례에게 흑심을 가지고 어머니 마저 잡아들이고 결국 점례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야마다의 첩이 되어야 했고 얼마 후 야마다의 아들을 가졌고 낳게된다. 그런데 해방이 되고 야마다는 점례와 아들을 두고 야반도주를 한다. 이후 점례는 아직 혼인을 하지 않은 몸이라 큰이모의 권유로 키우던 아들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박항구라는 독립투사와 결혼을 하게된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두 딸 세연과 세진이 태어나고,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남편은 전세가 불리하자 처자식을 남기고 또 북으로 떠난다. 결국 점례는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이던 남편의 전례때문에 군인들에게 끌려가 취조를 당하고 취조실에서 만난 파란눈의 미군장교 프랜더스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되지만 대신 프랜더스의 거소에 가정부로 일하게되고, 우연히 겁탈 당한 것을 계기로 현지처가 되어 버리고 아들까지 낳게된다. 하지만 프랜더스 역시 말도 없이 본국으로 돌아가버리고, 점례는 결국 혼자가 되는데, 어머니에게 맡겨두었던 큰 아들 태순을 데려와 씨가 다른 세 자식을 키워낸다.

  아버지가 다른 세 명의 자녀들. 하지만 점례가 행복했다고 기억하는 기간은 결혼을 하고 삼 년가량 신혼살림에 젖었던 기간이었다. 원하지 않았던 아이들이지만 끝까지 키워낸 위대한 어머니 점례. 비극적인 한 가족사이기도 하지만 이땅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1년이 되던 해였다. 전쟁이 이 땅에 가져온 재앙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어쩌면 소설을 읽는 시점이 절묘하다는 생각도 든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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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짜깨비
 TAG 조정래, 황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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